LAWRENCE LEK (KR)

  • LAWRENCE LEK 로렌스 렉

    로렌스 렉은 디지털 환경을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와 CGI 애니메이션을 활용하여 ‘발견된 오브젝트와 상황의 3차원 콜라주’로 발전시키고, 가상 시나리오 내에 실제 공간을 렌더링함으로써 이 환경이 가상 세계의 현실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곤 한다. 그는 이번 VH 어워드 출품작인 Black Cloud(2021)를 통해 대중문화와 기술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AI와 함께 선보인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너무 행복합니다. ‘후보’가 된 것만으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작품활동을 지속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최종 5인에 선정되고 아이빔(Eyebeam) 온라인 레지던시의 일원이 되어 굉장히 좋습니다. 다른 아티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새롭고 도전적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지원금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상과 동시에 레지던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무적이네요.

“확장하는 영화적 세계관(Expanding Cinematic Universe)”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주세요.

저는 지난 5년 동안 모두 같은 가상의 세계관 속에서 동아시아 기술의 문화적 영향을 다룬 게임, 설치 미술, 영화 시리즈 등을 만들어왔습니다. 이것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SF 세계관과 비슷하고, ‘영화적 세계관’이라는 아이디어는 대중 매체, 주류 프랜차이즈 영화 혹은 비디오 게임 속의 끝없는 ‘속편(시퀄)’ 개념에서 가져왔습니다. 미디어 작가로서 힘든 점 중 하나가 많은 프로젝트들이 아주 단기적이라는 점인데요. 프로젝트가 전시나 이벤트를 넘어 사후에 계속 지속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연속되는 내러티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종의 개인적 세계관의 구축으로, 장기적이고 더 야심찬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상화가 우리 현실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플라톤의 동굴’ 이론에서도 이미지와 환상 사이에는 항상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많은 이미지들은 실제의 사진이라기보다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입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에서도 ‘가상’과 ‘현실’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결 고리들이 있습니다. 저는 ‘표현’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한 분야인 건축학을 공부했는데, 건축에서도 대부분의 ‘작업’은 건물을 직접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노동이 어떻게 ‘지적 작업(knowledge work)’과 ‘육체 작업(manual work)’으로 나뉘는 가에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 새로운 디지털 3D 기술이 기존의 손으로 그리는 방식을 능가하고 있었지만, 많은 실무자들은 이 기술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기술이 현대 예술가들에게 건축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가상 공간은 많은 실제 건축물처럼 부동산 개발의 개념으로 재정적 또는 정치적 요인들에 의해 제한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자유를 만끽하는 편입니다.

“대중문화와 기술에 대한 비판적 논의 사이를 연결하는 인공지능의 지정학적 의미”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는 기술이 어떻게 실제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예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실제 건설되기 전 도시와 건물의 렌더링을 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건물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더 거대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다른 점은 인간이 만든 사물이 어떻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그 자체로 주체를 가질 수 있는지 하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또다른 흥미로운 점은 SF 영화나 문학 같은 대중문화가 토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공지능과 예술의 연결고리가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정학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이유는 인공지능이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고, 도시를 감시하려는 목적부터 의료용 생체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나라마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이한 태도와 알고리즘 자체에 내재된 편견은 앞으로 사회가 통제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것은 상상 속의 디스토피아적인 상황만은 아닙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특히 온라인 시스템과 도시 관리 시스템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Lawrence Lek(로렌스 렉), 2065, 2019,still image from open world video game © Lawrence Lek

런던에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로렌스 렉(Lawrence Lek 陆明龙, 1982, 프랑크푸르트)은 영화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이다.그의 작품으로는Sinofuturism (1839-2046 AD)(2016), Geomancer (2017), 2065 (2018), 일렉트로닉 뮤지션 코드9(Kode9) 과 협업한 Nøtel (2019) 등이 있다. 데뷔작인 AIDOL은 모스크바 국제실험영화제 (Moscow International Experimental Film Festival),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및 베를린의 트렌스미디알레(Transmidiale) 2020 페스티벌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일렉트로닉 음악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가상공간과 현실 간의 상호작용을 그려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직접 작곡 및 작업하여 발매한 사운드 트랙으로는 템플 OST (The Vinyl Factory, 2020)와 AIDOL OST (Hyperdub, 2020)이 있다. 공연으로는 크리스찬 마클레이(Christian Marclay)가 큐레이션한 런던의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에서의 “둠(Doom)”과 런던의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에서의 “프로지오(ProGeo)”가 있다. 2004년 켐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의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2008년 런던 건축학회(Architectural Association)에서 AA학위를 취득했다. 이어서 뉴욕의 쿠퍼 유니온(Cooper Union)에서 건축 II 석사학위(Master of Architecture II)를 취득했으며 런던의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영화를 위한 머신러닝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