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BARTANA MOHANTY (KR)

  • PARIBARTANA MOHANTY 파리바타나 모한티

    파리바타나 모한티는 알고리즘 네트워킹, 디지털화, 데이터 접근성 등이 자연 재해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과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 이번 VH 어워드에서 그는 비주얼 시뮬레이션, 디지털 그래픽, 특수효과 등이 어떻게 새로운 공통의 미학을 생성하고 생태 이슈 담론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모한티 작가는 인도 남동부 해안인 오디아(Odia)의 언어로 된 온라인 환경 SF 시리즈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며, 이는 비슷한 주제로 쓰여진 오디아어 고서 중 하나인 “말리카(Malika)”에 대응하는 작품이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제가 태어난 인도의 오디샤(Odisha) 지역에 관한 연구 활동을 진행할 수 있길 오랫동안 바라왔는데, 금번 이렇게 작업 지원을 받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지난 15년 간 뉴델리에서 작업해오며 오디샤 지역의 문화, 생태, 기술 현장에 대한 심층 탐구 지원을 찾아왔습니다. VH 어워드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며, 이 여정에 함께하게 되어 기대가 됩니다.

알고리즘 네트워킹, 디지털화, 데이터 마이닝/축적/접근 및 배포가 자연 재해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의견을 형성하는 현상,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특히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이러한 현상이 작가님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말씀해주세요.

넓은 의미에서 저는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정보나 지식을 매개(mediate)하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찍이 믿었던 것과 달리, 현재에는 절대적 진리나 본성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대자연’ 그 자체가 매개(mediatized)될 뿐이지요. 포스트 디지털, 포스트 진실의 시대에 재현은 실제를 변화시킵니다. 라디오, 인터넷, 소셜 미디어, 휴대폰 등 통신기술은 이미지/스토리를 쉽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유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러한 정보의 빠른 확산은 의견과 인식 또한 크게 변화시킵니다. 우리는 알고리즘과 네트워크에 의해 통제되는 우리만의 개별적이고 고유한 세계를 만듭니다.
환경 위기의 측면에서 이를 살펴보자면, 오디샤 지역 사람들은 대게 종교적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재해를 파악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통신 매체와 기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함으로써 ‘자연재해’가 더 이상 자연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자연재해는 어떤 식으로든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인간이 개입한 흔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많은 지역사회를 해방시켜 이들로 하여금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기술이 이들의 고유한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외딴 지역의 사람들도 이제 ‘지구 온난화’와 ‘생태학’과 같은 용어들에 익숙합니다. 예를 들어 오디샤 지역 대부분의 어민 사회는 지정학적 위치를 의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당국의 하천 및 물길 간섭이 바다 근처의 육지 침식과 인명, 주택 및 생계 손실의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정부에 질문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디샤와 안드라 프라데시 국경 부근의 라마야팟남 마을은 해안 확장으로 인해 급속하게 침식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으로, 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현장 중 하나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정보 수집과 유통, 연대 및 지원 등에 중요한 역할을 햇던 2018년 케랄라 홍수도 또다른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 오디샤의 가장 외진 지역에서는 사이클론이 발생해 나무, 탑, 전봇대, 전선 등이 뿌리 뽑히고 몇 달 동안 정전 사태가 지속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러한 양극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포스트 인터넷, 포스트 디지털 시대라고 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기도 없고 통신도 두절되는 곳 역시 존재합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로부터 저의 고민이 비롯됩니다.

디지털 그래픽, 특수 효과, 태깅 및 트래킹 기능이 “새로운 공통의 미학을 만들고 생태 문제를 둘러싼 ‘연대’ 담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작가님의 관점을 더 설명해 주세요.

인도에서는 사회적 계층이나 계급, 카스트 제도, 종교가 공통의 미적 감수성을 현저하게 지배합니다. 사회적 위계질서와 지정학은 공공 영역에서 문화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공동체와 친목은 정해진 소속이나 사회적 배경에 따라 형성됩니다.

이러한 계층화는 한편으로는 문화를 다양하고 자극적으로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형화되고 보수화된 과격한 집단을 만들어냅니다. 새로운 기술 앱과 장치는 이러한 세력의 일부를 무력화시킵니다. 젊은 세대는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포부와 꿈, 그리고 의구심을 소셜 미디어에 투사합니다.
틱톡(TikTok) 같은 앱들이 인기를 끌고 제 3세계에서 엄청난 계급 분열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음지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만의 콘텐츠와 목소리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의 정치성 역시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자유와 표현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는 정부가 사회 정치적으로 역기능하거나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 연대 공동체가 어떻게 즉각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지 목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유대감을 가집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지방 정부는 특정 해시태그, 태깅, ‘툴킷’, 밈, 게시물 등을 억누르고 삭제하거나 금지하는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고, 이는 인도 정부가 지난 2년 간 팬데믹 기간 중 필수적이고 시급한 일을 수행하는 여러 연대 공동체들을 엄격하게 단속해온 것 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인도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미디어화와 조작된 정보로 대중을 선동하는 작업에 맞서는 공공 연대 공동체의 거대한 물결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서 저를 흥미롭게 하는 것은 어떠한 슬리피지(Slippage, 기대와 현실 간 괴리)입니다. 2021년 2월 7일 우타라칸드 샤몰리 지역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터졌을 때 마을 사람들은 인근 숲을 피난처로 삼았고, 마을로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기에 사람들이 자연재해라고 믿었던 이 사태는 결국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광경은 마음 아팠지만, 이는 곧바로 우리가 ‘자연적’이라고 인지하는 것이 실제로는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는 연대 논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진 = 파리바타나 모한티 작가 제공

인도 뉴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리바타나 모한티(Paribartana Mohanty) 작가는 페인팅과 비디오 매체을 주로 활용한다. 최근 인도 뉴델리 바데라 아트갤러리(Vadehra Art Gallery)에서 Trees are Stranger Than Aline in the Movies(2018)와 Kino is the Name of a Forest(2012) 작품을 포함한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 외 다수의 전시와 영화제에도 참여했다. 인도현대미술재단(Foundation of Indian Contemporary Art)의 이머징 아티스트 어워드(Emerging Artist Award, 2018)를 비롯 여러 레지던시, 어워드, 워크샵 등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04년에 다울리 예술공예대학(Dhauli College of Art and Craft)에서 학사 학위를, 2006년에 인도 국립 박물관 연구소(National Museum Institute)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