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AURA QOTRUNADHA (KR)

  • SYAURA QOTRUNADHA 샤우라 쵸트루나다

    샤우라 쵸트루나다는 작업을 통해 ‘아시아의 미래 기술 발전에 있어 인간의 필요와 신념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따라서 인류와 기술과의 관계에 있어 그 교차점들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VH 어워드 출품작인 Fluidity of Future Machines는 영상과 시각적 아카이브로 구성된 콜라주로, 생명체의 이주(migration)와 물의 관계를 살펴보며 인간 본성의 미래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먼저 올해 제 3부작 비디오 프로젝트의 마지막 파트를 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번 경험은 저에게 미디어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첫 글로벌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참가라 놀랍기도 하고 조금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4명 후보 작가들과 함께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작업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감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네요. 특히 예측할 수 없는 현 팬데믹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하게 되어 기쁘면서 긴장되기도 하고 또 설레기도 합니다.

“아시아의 미래 기술 발전”과 “휴머니티와 기술의 교차점”이 작가님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술은 오래 전 선사시대부터 존재해왔고, 언제나 우리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초기 인류 문명은 뼈나 돌로 만든 도구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현재 기술의 역할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사람들은 특정한 서식지 내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반면 슬프게도, 현재 동남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 지지 않은 대부분의 최근 기술 또는 적어도 적절한 수준을 갖춘 기술에 접근하는 것에 너무 많은 한계를 느낍니다.
더하여 인간의 일자리를 줄이거나 혹은 우리 주변의 외로운 사람들에 의해 소비될 초현실적 인공지능을 구축하려는 야심찬 기술 프로젝트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기술을 대응 기제나 인간이 자아 충족 이외의 다른 선의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또 기술에 중독되는 현상을 목격하면서 어느 시점에는 위험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아시아의 기술은 정말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우리가 현재 개발하는 기술이 정말 유용한지 혹은 잠재적으로 오용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중요하지만, 인간의 삶의 목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고려사항들을 살펴봐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각합니다.

항상 영상과 퍼포먼스 작업을 중점적으로 해왔는지요? 이 매체들의 어떤 면이 작가님으로 하여금 작품 속에서 문제를 비판적이고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있게 하나요?

저는 매체나 어떠한 물성에 제한을 두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공학 학교를 중퇴하고 사진 작업을 해왔었고, 의료 및 공무원이신 가정에서 자라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해왔습니다. 매체나 작업의 형식에 어떠한 규제를 주지 않고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비판적 진술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움직임, 경험, 소리, 내레이션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과 퍼포먼스는 하나의 완전한 작업에 여러 가지를 수용할 수 있는 매체라 생각합니다. 공동 작업자들과 함께 만든 3부작 비디오 프로젝트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자면, 집단적인 기억, 지식, 경험을 함께 구성한 작업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집단지성은 많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과정에 있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다양한 관점의 문제를 이해하고 나눔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큰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굉장히 호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데 있어 내용 구상에 더 많이 몰두하고 매체나 형식은 그 이후에 결정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모든 작업이 항상 영상이나 퍼포먼스로 이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자연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저는 인도네시아의 롬복이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말하기나 글쓰기를 배우기 전부터 수영을 할 줄 알았죠. 어머니가 처음으로 건네준 책이 아이들을 위한 물과 흙의 자연 작용에 관한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대도시로 이사를 많이 다녔지만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했던 일상은 항상 저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호기심이 많은 편입니다. 어떠한 사소한 것이라도 그에 관심이 생기면, 그것을 만드는 과정을 알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화석 연료 없이 플라스틱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제 작업의 주요 질문인 ‘이 세상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 파괴로 이어지진 않겠으나, 인간은 선진적인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많은 개발을 시도하며 우리 스스로를 천천히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사진 = 샤우라 쵸트루나다 작가 제공

샤우라 쵸트루나다(Syaura Qotrunadha, 1992, 인도네시아)는 2017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예술대학(Indonesian Institute of the Arts Yogyakarta)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Cur(e)ating the Earth, Shifting the Center (2020), MANIFESTO VII Pandemi (2020), Pause, Rewind, Forward #2 (2021), 족자 비엔날레 등 다수의 인도네시아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그녀의 작업은Piggy Bankruptcy (2019)와 LOKANANTA (2016) 출판물에 소개된 바 있다.